INTRO STORY
- 로젠 크로니클
- 2019년 10월 25일
- 1분 분량
최종 수정일: 2019년 10월 27일

산산이 조각난 세계가 시커멓고 물컹한, 까슬한 뒷맛을 남기는 무언가에 모조리 삼켜진다. 대지의 조각은 무분별하게 솟아오르고 꺼지길 반복하다 먼지가 되어 흩어지고, 하늘 위 떠 있는 태양의 빛은 시뻘겋게, 시뻘겋게 명칭이 붙어있는 온갖 것들을 모조리 붉게 물들였다.
유일하게 금빛을 흩뿌리는 장미 꽃잎들이 비산하는 붉은 세상….
눈이 시릴 정도로 붉은 빛이 시야를 점멸했다.
눈을 떴다.
잠에서 깬 뇌가 경종을 울리고 호흡이 모자라 숨이 헐떡인다. 체내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가로막는 눈꺼풀이 사라지자 눈가에 가득 찬 눈물이 쉴 틈 없이 흘러내린다. 분명 꿈을 꿨는데 기억나는 것은 꿈을 꾸었다는 사실 뿐, 영문도 모를 눈물로 아침나절을 소모한 후에야 침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.
˝ □□□, □□□ □□. ˝
분명 친숙하고도 친숙한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은데.
795년, 12월 24일
간밤에 꾼 꿈을 모조리 잊었다.
신이 운명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려버린 날에.
제국 클라나티아 연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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